[영국워킹홀리데이] 하기스(Haggis)는 기저귀 아닌가요?
오늘 아니 어제 1월 25일은 이분,바로 Robert Burn 씨의 생일이었다. 1759년 1월 25일에 태어난 로버트씨는 스코틀랜드 출신 시인이라고 한다. 왜 이 오래된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냐면 바로 어제, 영국에서는 방금 전까지 이 아저씨를 기념하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했기 때문이다.
많은 시들이 있는데 가장 유명한 시는 'Auld Lang Syne'(올드랭사인)이다. 우리에게는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이 노래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 가사가 이 분의 시라고 한다. *최근 브렉시트 후 EU 의회를 떠날 때 다같이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왜 이 아저씨를 기념하냐고 물어보니깐 그의 시들이 너무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란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사랑 받은 문학인/작가들이 이렇게까지 기념되지 않아서 인지 뭔가 크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암튼, 이 날은 Haggis를 먹는 날이다. 하기스 또는 해기스라고 불리는 이 음식은 크리스마스 때 turkey를 먹듯이 이 기념일에는 Haggis를 먹는 날이란다. Haggis는 스코틀랜드 전통음식인데, 처음 스코틀랜드 사람들을 만나서 Haggis가 뭘로 만들어 졌냐고 물어보니깐 일단! 먹고 그 다음에 확인하란다.
흠.....
이렇게 물에 삶아서 먹는다. 모양이 꼭 큰 소세지 같다. 처음에는 박쥐고기 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란다. 이것 때문에 한참 다들 웃었다는.
박쥐를 어떻게 잡아서 먹냐면서~ Haggis를 먹기 전에 하는 전통이 또 있었다. Robert Burn의 Address to a Haggis 시를 읽고 칼로 푹 찌르고 잘라야 한단다. 그런데 그 연설문이 스코틀랜드 고어들과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스코틀랜드 사람들 조차 쉽게 이해하거나 읽기 어려워한다. 이 날은 스코틀랜드 출신 사모님인 캐서린(Catherine)이 읽었다.
Haggis는 이렇게 감자와 순무랑 같이 먹었다. 맛은 기냥 저냥; 뭔가 느끼한거 까지는 아닌데 자꾸 물이 먹고 싶었다.
Haggis를 구글링 하기 전에 한국어로 하기스쳤다가 기저귀들 나와서 그 얘기 해주니깐 또 빵 터졌다. Huggies 가 아니라 Haggis 라고!
근데 발음은 하기스가 맞다ㅎㅎㅎ
암튼 다들 즐거운 금요일 저녁을 보내고 집으로 왔다는ㅎ
중동 역사에 푹 빠져 있는 앤드류, 전세계 돌맹이에 관심있는 PhD 게빈, 미란다에 푹 빠져있는 나, 영국에서 학교 다니고 있는 초 등등
모두가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즐거운 저녁이었다. (사실 몸은 너무 힘들었음_어제 일도 못가고 계속 집에서 쉬었다는ㅠㅠㅠ) 여행으로만 오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많이 체험하고 느끼는 중이다!
*앗, 하기스는 양의 심장 허파 내장 등등 갈아서 만든 음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순대 같은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