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는 2일 밖에 있지 않았다. 첫날은 콘서트가 주된 목적이었고 실질적으로 베를린을 관광할 수 있는 시간은 월요일 하루 뿐이었다.
하지만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았다. 이번 여행은 조금 여유롭게 돌아보는 것이 목적이었으니 충분히 늦게까지 자고 11시쯤 나왔던 것 같다.
런던에서 흐린 하늘과 추운 날씨에서 있어서 그랬을 까 화창한 날씨와 시원한 공기의 베를린 아침이 너무 좋았다.
아침은 지나가는 길에 있던 슈퍼에서 자두 하나와 체리 한 줌을 사서 먹었다. 슈퍼 앞에는 노숙인처럼 보이는 분이 앉아있었는데 독서 중이셨다. 단순한 신문이 아닌 두꺼운 책을 열심히 읽고 계셨다. 독일의 노숙인 클라스는 이정도인가?
초역 근처에 있는 카이저빌헬름 교회를 뒤로 하고 역 근처에 있는 커리부어스트를 주문해서 먹었다. 단순하게 소시지, 감자튀김, 마요네즈, 커리소스 등이지만 맛있었다.
2일 무제한 교통권을 구매해둔 상태라 버스 100번을 타고 시내쪽으로 들어갔다. 지나가는 길에 브란덴브루크 문이 보여서 이곳에서부터 내려서 걷기로 했다.
브란덴브루크 문을 통과해서 왼쪽으로 쭉 걷다보면 유태인 학살 메모리얼이 나온다. 거대한 검은 돌 조각들이 마치 무덤처럼 보였고 그 안을 들어가면 뭔가 묵직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메모리얼이었다. 이런 건축물을 도시 한 가운데 설치할 수 있는 독일의 정부와 문화가 참 멋지게 느껴졌다.
메모리얼을 지나 박물관 섬으로 들어갔다. 다양한 박물관이 위치해 있는 섬에는 가장 먼저 베를린 돔 성당을 만날 수 있다. 유료 입장이긴 하지만 한 번 둘러보고 싶어 티켓을 구매해서 들어갔다.
돔 윗부분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 계단을 오르다 정말 천당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원한 바람에 기분도 상쾌해지는 듯 했다.
왕실의 결혼식 등을 여기서 올리고 왕가의 무덤도 지하에 있는 것을 보니 웨스터민스터 애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공간인 듯 했다.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많이 회손되었다고 한다. 그 전에는 더 화려한 성당이었다고 한다.
너무 덥고 목이 말라 베를린의 유명 커피 브랜드인 발작 커피에서 애플 뭐시기 음료를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놀랬다.
아마도 너무 목이 마른 나의 상태도 한 몫 했으리라 생각된다.
박물관 섬을 지나 베를린 장벽이 있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를 가는 길에 너무 매력적인 공간을 발견했다. 관광객들도 적당히 있고 조용하고 동화속 공간 같은 니콜라스성당이 있는 공원이었다.
잠시 벤츠에 앉아서 쉬는데 너무 발이 아파서 신발을 벗었는데 이리저리 터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혐오사진 죄송;)
날씨도 맑고 급한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라 한 30분 정도 공원 벤치에서 쉬었던 것 같다. 독일 학생들이 선생님을 따라 소풍을 왔는지 옆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데 낯선 동양인 아저씨를 이상한 듯 쳐다보았다.
우여곡절 끝에 베를린 장벽이 있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이 사진을 빼 놓을 수는 없기에 한 컷!
그렇게 시내로 다시 돌아가려는 나의 시선을 잡은 단어가 있었다.
바로 유니버설 뮤직! 내가 근무하는 회사이다. 베를린 지사인 듯해서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이때가 한 5시 정도 되었나 사람들이 퇴근을 하고 있었다. 호기심에 로비로 들어가 보았다.
1층에는 그네와 커피머신, 소파 등 리셉션 장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안내하는 분들에게 한국지사에서 왔는데 1층 잠시 구경해도 되는 지 양해를 구하고 로비를 둘러 보았다.
클래식의 명품 대표 레이블인 DG도 전시를 해두고 있었다. 가만히 구경만 하고 돌아 가자니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리셉션 하는 분들에게 혹시 이곳에 OO이 있는 지 물었다. OO은 지난 한국 행사 때 만나 독일 지사 직원이었다. 안내하는 분이 연락을 하더니 OO은 없고 담당 비서가 있어서 내려온다고 했다. 잠깐이 지나고 담당 비서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근무할 때 이메일로 한 두 번 연락한 적이 있고 명함을 지갑에 가지고 있던 터라 통성명을 하고 오게된 경위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DG 레이블 담당이기 때문에 DG 사무실을 구경시켜주겠다고 해서 덕분에 사무실을 둘러볼 수 있었다.
정말 넓고 쾌적했다. 우리 사무실은 살짝 좁은 닭장 같은 느낌이 있는데 이곳은 정말 일할 맛이 날 것 같았다.
프로덕션과 마케팅 팀도 나눠져 있어서 사무실마다 근무하는 직원의 수가 적었다.
사무실 구경 뿐만 아니라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도 소개를 시켜줘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 담당 아티스트와 관련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던 직원들 이었다. 이메일로만 보던 사람들을 얼굴로 보고 인사를 하니 친근감이 더 생기는 것 같았다.
짧은 독일지사 방문을 뒤로 하고 런던의 쇼디치와 같이 젊은이들의 힙한 장소인 베를린의 한 장소를 찾았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 만큼 다양한 가게와 패션 감각이 넘치는 친구들이 많았다. 버스킹 역시 빠질 수 없었다.
짧은 하루 일정의 베를린이었지만 서쪽에서부터 힙한 동쪽의 베를린까지, 특별히 독일지사 방문까지 알차게 보냈던 베를린 여행이었다. 다음 번 여행지가 어느 곳이 될 지 모르겠지만 독일은 다시 한 번 더 방문하게 될 것 같은 기분이다. 베를린, 독일 홀릭에 빠졌던 짧은 여행을 뒤로 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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