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시장의 두 얼굴
-실업률 감소와 호출형 근로 계약(Zero-hours contract)-
영국의 실업자는 지난 8월까지 3개월 동안 154,000명 감소한 1.97 백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2백만 명 이하로 기록된 첫 지표라고 국립통계청은 발표했습니다. 실업률은 경기 대침체 초기 시기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6%까지 돌아왔으며, 2011년 중반부터 2012년 중반 사이 8% 이상의 최고점에서 상당히 떨어진 수치입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지표와 함께 영국의 8월 보너스를 포함한 급여 인상률은 0.7%로 인플레이션 수치 1.5% 보다 현저히 낮았습니다.
사람들이 더 빈곤하게 되는 일자리의 증가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요? 이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영국의 호출형 근로 계약(Zero-hours contract)에 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01 ㅣ호출형 근로 계약이란 무엇인가?
호출형 근로 계약은 고용주가 근로의 보장 없이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계약입니다. 이는 직원들이 고용주가 필요한 경우에만 근무하게 되며 얼마나 일을 했는지에 따라 임금이 지급됩니다. 어떤 호출형 근로 계약의 경우 그들에게 제시된 근무 일정을 수락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다른 경우에는 강제성은 없습니다. 급여가 제공되는 병가의 경우는 대부분 포함되지 않고 휴가비용은 포함됩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계약에 따라 상이합니다.
02 ㅣ어떤 사람들이 어디서 일하고 있을까?
국립 통계청(ONS)에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수치에서 583,000명이 호출형 근로 계약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영국 노동력의 2%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고용주들과 관련된 조사에서는 1.4 백만 건의 계약이 보장된 근무 시간이 없는 것으로 측정되었습니다.
국립 통계청은 두 수치 사이의 차이가 한 명의 근로자가 한 가지 이상의 근로 계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영국 공인인력개발관리연구소(CIPD)에 의하면 고용주 5명 중 한 명이 최소 1명의 호출형 계약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 조직은 3분의 1이 호출형 계약 근로자를, 공공 분야 고용주의 경우 4분의 1이, 민간 기업은 17%가 이와 같은 계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Sport Direct를 포함한 매장의 경우 23,000명의 노동력 중에서 20,000명을 호출형 근로 계약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펍 체인점 JD Wetherspoon의 경우 80%의 직원을 호출형 근로 계약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외 Cineworld 영화관, 런던 의회, 버킹엄 궁전 역시 호출형 근로 계약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03 ㅣ논란의 이유
호출형 근로 계약의 가장 큰 문제는 충분한 재정적 안정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호출형 근로 계약 근로자들은 충분한 근로시간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에 따르면 16%의 해당 근로 계약자들이 그들의 고용주가 주당 충분한 근로시간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고 보고했다고 합니다. 또한, 전통적인 계약을 한 직원들만큼 동일한 고용 권리를 요구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호출형 근로 계약이 고용원에 대한 고용주의 책임 회피로 사용되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또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는 고용주들이 호출형 근로 계약을 경영 관리의 도구로서 선호하는 직원에게는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더 많은 근로 시간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경고를 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 카드 발급 역시 호출형 근로 계약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유니슨 연합회장 데이비드 프랜티스는 호출형 근로 계약의 인기가 정부 실업률 수치 감소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호출형 근로 계약의 증가로 실업률은 감소했지만, 직원들이 실제로 불충분한 시간과 부족한 급여를 받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질이 나쁜 일자리들이 증가했다는 비판입니다.
04 ㅣ갈 곳이 없는 호출형 근로 계약자들
몇몇 영국 거대 임대회사들은 호출형 근로 계약을 가진 세입자 받기를 거절하고 있으며 급여 보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략 1.4 백만 명의 근로자들이 호출형 근로 계약을 통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출형 근로 계약의 경우 정해진 근무 시간 또는 급여가 없어서 임대자 혹은 대출 담당자들에게 그들의 수입을 증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1월 주택보조금을 받는 세입자를 꺼려한다고 발표했던 퍼거스 윌슨 씨는 켄트 지역에 있는 그의 1,000여 개의 임대물에 호출형 근로 계약자들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바른 생각을 하는 임대주들은 절대 보장된 임금이 없는 세입자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웨일스에 거의 700개의 임대물을 소유한 케빈 그린 씨 역시 호출형 근로 계약자들 보다 다른 세입자들을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호출형 근로 계약은) 분명히 고용 계약이 확실히 보장된 것이 아니고 고용주들이 기본적으로 언제든지 그들이 원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호출형 근로 계약자들에게 매물을 제공할 경우 저희는 수입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전일제 근무자, 자영업자 혹은 다른 세입자를 선호하는 것입니다. 호출형 근로 계약자들보다 주택보조금을 받는 세입자를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영국 노동조합회의(TUC) 의장 프랜시스 오그래디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호출형 근로 계약이 임대 혹은 공과금과 같은 기본적인 납부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불안정적인 계약 때문에 무수히 많은 사람이 계속해서 주택담보대출자 또는 임대인들로부터 거절을 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말하는 일자리 회복에 대해서 계속해서 듣고 있지만, 계속해서 말하고 싶습니다. 호출형 근로 계약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의 머리를 막아줄 지붕 하나 구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계약에 대해서 노동당 의원 맥거번, 동료 조지 호아드와 루시아나 버걸은 근로자들이 규칙적인 시간을 같은 고용주 밑에서 6개월 동안 근무했다면 기간제 근로계약을 요구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또 1년 이상을 근무할 경우 그들이 그만두지 않는 한 자동으로 고정 계약으로 옮겨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05 ㅣ왜 고용주들이 이 계약을 사용할까?
고용주들은 호출형 근로 계약이 관광이나 숙박 등 서비스 수요 변동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합니다. 고용주들은 또한 많은 직원이 근무 유연성을 고마워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 조사에서 38%의 직원들이 그들이 호출형 근로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주당 30시간 근무하는 전일제 근로자로 설명했습니다.
Lewis SIlkin 법률 회사에 고용 담당자로 합류한 마이클 벌드씨는 고용주 대부분이 호출형 근로 계약을 사용하지만, 직원들에게 그들의 권리 제공을 피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고정된 제경비와 그들 사업장을 넘어서는 유연성 제공은 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스페인이나 그리스와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의 고용주들은 이런 유연성을 매우 부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나라들의 경우 잠정적 비용 때문에 직원 채용을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영국의 많은 기업이 호출형 근로 계약으로 직원들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고용 계약 형태이지만 안정적인 재정 확보를 요구하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계약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의 유연성과 직원들의 안정성을 위해 필요한 부분의 경우 제도적 보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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