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쓰는 포스팅이라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던 지난 몇 주였다.
먼저, Korean Tutor, 한국어 선생님에 관한 포스팅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다음 주부터 일주일에 2번 저녁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구했다. 자, 그럼 그 다사다난 했던 지난 일을 이야기해보자면 이렇다. 어김없이 와사비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메일을 확인해보니 인터뷰 offer 메일이 와 있었다. 히드로 공항에서 sales를 도와주는 일이고 한국인 직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생각을 더듬어 보니 오랜 전에 검트리에서 보고 메일을 넣어두었던 곳이었다.
처음에는 '이게 얼마만의 인터뷰인가!' 하면서 너무 좋아했다. 메일을 확인 한 것이 8일 월요일, 인터뷰 날짜를 확인해 보니 10일 수요일이었다. 막상 인터뷰를 가려니깐 와사비 근무를 빼야 하는데 원래는 2주 전에 이야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 리 만무했다. 그렇다고 인터뷰보러 간다고 일하는데 빠지면 누가 좋아할까, 그래서 방도 보러 가야 하니깐방 보러 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수요일에 빠졌다. (사실 아침에 1시간 30분? 일하고 간거긴 하지만, 그리고 방도 이사를 해야했었다. 이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어찌저찌 해서 인터뷰를 보러 가게 되었는데 내 마음을 그리 편하지 않았다. 전날 인터뷰를 준비한다고 회사에 대해서 조사하려고 인터넷을 뒤졌는데 뭔가 정보가 너무 없는거다. 매번 인터뷰 전에는 그 회사에 대해서 조사하고 직무에 대해서 조사하고 가는 편이라 이 날도 어김없이 찾는데 너무 미약한 거다. 그러면서 이 직무가 그리 좋은 업무를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기가 싫어졌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인터뷰 경험이라도 쌓자는 마음으로 전철에 올랐다.
10시 반 인터뷰였는데 거의 9시 넘어서 출발 한 것 같다. 리버풀에서 히드로까지 한 시간 반은 잡아야 하는데 사실 조금 불안했다. 어떻게 보면 불안하기보다 가기 싫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찌저찌되었든 전철에 몸을 싣고 가는 중 결정적인 한 방이 나왔다. '배가 너무 아팠다.;;;' 정말 전철에서 인터뷰고 뭐고 화장실부터 가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사우스 켄징턴을 지나는데 지난번에 갔던 Science Museum이 생각났다. 바로 내려서 박물관으로! 그러던 중에 V&A Museum이 더 가까워서 쑥 들어갔다. 하지만 표정은 여유넘치는 관광객의 얼굴을 하고 눈은 독수리같이 화장실 표시를 찾아서 이리저리 굴렸다. At Last! 무슨 시트콤 같았다ㅠ 나 혼자 어이없었음. 암튼 그렇게 땀 흘리는 시간이 지나고 박물관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물건너간 인터뷰는 잊어버리고 다는 아니지만 조금 구경을 했다.
여기가 V&A Museum! 날씨가 너무 좋아서 건물 색도 너무 잘 나온 것 같다. 그리고 David Bowie의 개인전시가 진행 중이라서 사람들이 엄청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그 때까지, 아니 어쩌면 지금도 잘 모르겠다. 이 사람. 유명한 가수라는데 같이 일하는 이탈리아 친구가 왜 이 사람을 모르냐고 검색해서 모든 음악을 들어보라고!(이 친구 약간 무서움. 맨날 헤피메탈듣고 눈 화장하고 그러고 일하러 옴;;) 암튼 그렇게 오전시간을 날려버리고 오후에 방이나 보러 가자 해서 내가 좋아라 하는 Barbican Library에 갔다. 가는 길에 너무 목이 말라서 음료를 고르는 중에 발견한 IRN BRU!
스코틀랜드, 아직 한 번도 안 다녀왔는데 이미 스코트랜드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음 나! 유일하게 스코틀랜드에서만은 콜라보다 IRN BRU가 매출이 더 좋다.'아이언 브루'라고 발음한다.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제조방법은 이 가문만 알고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고 한다. 비슷한 마케팅인지 뭔지 확실하진 않지만 분명한 건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이 음료를 엄청 좋아한다는 거다.
잠깐 이야기가 딴 길로 빠졌는데 다시 일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렇다. 도서관에 가서 또다시 메일을 확인하는데 이번에 또 다른 곳에서 인터뷰 연락이 온 거다. 이것도 꾀 오래 전에 넣어두었던 곳인데 Korean Tutor를 구한다는 곳이었다. Oxford Circus 근처에 있는 Language College인데 한국어 선생님을 구하고 있었다. 한국어나 국어 교원자격증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대학 다닐 때 학원에서 중학생 국어를 가르친 경험이 있어서 이력서를 그것에 맞춰서 보내두었었다.
수요일에 메일을 확인하고 인터뷰를 가겠다고 답변을 보냈다. 그랬더니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인터뷰를 바로 보고싶다고 했다. 흠.. 목요일은 다음 날이라서 부담되고 금요일 4시 이후에 가겠다고 했다. 사실 그쪽에서 15분 모의강의를 준비해서 오라고 해서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목요일날 새벽 4시까지 PPT로 강의 자료와 강의계획서를 만들고 금요일에 방문을 했다.
알고 보니 BBC 방송국 근처인 거다. 아ㅠㅠㅠㅠㅠ 내 꿈의 직장ㅠㅠㅠㅠ 사실 대학교 2학년인가? 영어수업시간에 영국인 교수님이었는데 나중에 BBC 방송국에서 PD로 일할려면 어렵나요? 이렇게 질문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는 리액션이었다. 니 영어로? 영국인들도 일하기 어려운 BBC를? 그런 곳이었다. BBC. 근데 눈 앞에서 BBC를 딱 보는데 먼가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서 BBC에서 일하고 싶다고 애기했을 때는 네가 감히! 네가 영국에 갈 수나 있겠어? 이랬는데. 영국에 막상 오니, BBC에서 일? 누구도 모를 일이다.
(마치 BBC에서 근무하기로 된 것처럼 이야기했네;; 아니 뭐 그때 내 감정이 이랬다 이거다.) 언젠가 이 곳 명찰을 달고 근무하리라 마음먹고
학원에 인터뷰하러 들어갔다.
1:1 면접이었다. 질문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1. 영국에서 한국어 가르쳐 본 경험 있어?
2. 한국에서 학생들 가르쳤을 때는 Level이 어떻게 되었어?
3. 교재와 강의자료들은 어떻게 준비할 거야?
4. 모의강의 진행해 볼래?
ETC.
한글 설명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사람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주제로 15~20분 강의했다. 근무하게 되면 일주일에 2~3번이고 학생이 직장이라서 회사 오피스에 가서 가르쳐야 한단다. (사실 와사비에서 일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당장에 영국 내 기업에서 근무를 못하겠지만 가서 어떻게 일하는지 너무 보고 싶다.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건 저녁에 오피스 청소일이라도 해서 들어가서 구경하면서 1~2시간 청소하는 게 목표였다. 그래서 청소회사에 이력서도 보내놯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이렇게 한국어를 영국 내 기업에 가서 가르치게 되다니ㅠ 물론 학생은 한 명이다ㅠ그래도 그게 어딘가ㅠㅠ)
저녁에 연락을 준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가 끝이 났다. 이 날이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교회 청년들과 만나기로 해서 그 장소로 가고 있었다. 그리고 가는 버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쳐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TGI Wonderful F!!! 그리고 다음 주 중에 다른 선생님들 수업에 들어가서 교수법 트레이닝 시간을 갖자는 거다. 이번 주 월요일에 일본어 수업에 참관했었다.
근데 이 수업이 끝나고 느낀 점이랑 강의방법 및 계획들 수정된 것과 관련해서 미팅을 하자는 거다. 수요일에. 그리고 변경된 사항으로 모의강의를 한 번 더 해달라고 해서... 준비해서 갔다. 그리고 계약서를 받아서 왔다! 정말 정신이 없고 준비할 것도 엄청 많고 거기에 이사때문에 끝나고 새벽까지 짐 옮기고ㅠ 그래서 나 지금 감기약 먹고 침대 누워서 글 쓰고 있는 거다. 골골골~~~ 한국인 동갑내기 매니저가 나이를 생각하라는데ㅠㅠㅠ 27살 많은 나이 아니라고요ㅠㅠㅠ
그래서 요약하자면 다음 주 목/금 한국어 첫 수업이 있다! 살짝 긴장되지만 너무 뜻깊고 재미있는 일이라서 기대도 된다!
P.S 아, 그리고 지난주 토요일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영국인 친구? 형! 을 만났다. 아는 사이도 아니었고 생판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쩔까 하다가 영국이니깐! 이 시기에는 모든지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만났다. 만나게 된 경위는 좀 색다르다. 뭐 구구절절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생략! (이 글을 보면 누군가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암튼. 처음에 만났을 때는 정말 어색함의 극치였다. 서로 서먹서먹;;; 남자 둘이 커피숍 가기도 애매하고 내가 술 먹는 거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대낮부터 취해서 제정신 아닌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싫어서 밥 먹자고 했다. 한국에 있을 때도 학교 발표 때 처음 만나 조장 역할을 맡으면 내가 제일 먼저 하는 게 같이 밥 먹기. 그러면 좀 친해지더라. 암튼 그래서 김치에 가서 밥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학원에서는 한국어 선생님을 하게 되고 이렇게 주말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되다니. 뭔가 지난 2주는 한국인이라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또한 북한 때문에 질문도 엄청 받고 답변도 엄청 고심해서 했던 시간이었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너무 길게 쓰니 쓰는 나도 지치는 것 같음! 다음 포스팅에서 다른 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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